엘살바도르 정부가 미국에서 추방된 자국민을 강제 실종시키거나 임의로 구금하고 있다는 국제인권단체의 보고서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HRW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의해 2025년 1월 이후 추방된 엘살바도르인 9000여명 중 11명의 사례를 심층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엘살바도르 도착 즉시 구금됐으며, 판사 접견이나 가족과의 연락도 허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일부는 2025년 3월 베네수엘라 출신 252명과 함께 최고 보안 등급의 교도소(CECOT)에 수감됐다.

후아니타 고에베르투스 HRW 미주 국장은 "미국은 엘살바도르 교도소의 암흑 속으로 사람들을 밀어 넣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98년 제정된 '외국인 적대법'을 발동해 국가 안보에 위협으로 간주되는 이민자를 적법한 절차 없이 추방해왔다. 이 법은 전시 상황을 가정한 것으로 거의 사용되지 않았던 법이다.

HRW는 미국과 엘살바도르 정부 모두 구금된 이들이 폭력조직 'MS-13' 소속이라는 미국의 주장 외에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구금자들의 변호인과 가족 역시 이들이 조직폭력배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로이터는 HRW 보고서 내용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엘살바도르 정부에 연락했으나 즉각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2022년 3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 대규모 체포 작전을 벌이며 적법절차 권리를 중단시킨 바 있다. HRW에 따르면 2025년 1월 이후 미국에서 엘살바도르로 추방된 9000여명 중 미국 내 폭력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10.5%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