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 BBC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기한 100억달러(약 14조4000억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기각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법원 문서를 인용해 BBC가 미국 법원에 이 같은 내용의 소송 기각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사실 자체가 명예가 훼손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BBC가 2024년 방영한 다큐멘터리에서 비롯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BBC가 2021년 1월 6일 자신의 연설을 악의적으로 편집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의사당으로 행진하라"고 말한 부분과, 약 1시간 뒤 "지옥같이 싸워라"고 한 발언을 이어 붙여 방송했다. 이는 마치 그가 의사당 점거를 직접 지시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BBC 측 변호인단은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큐멘터리 방영 이후 선거에서 승리했다"며 "다큐멘터리가 그의 평판에 해를 끼쳤다고 주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BBC는 해당 다큐멘터리가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을 제기한 플로리다주에서는 시청할 수 없었다는 점도 기각 사유로 들었다. BBC는 앞서 해당 편집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과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