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국영 핵융합 개발사를 민간 투자자에게 개방해 기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날 새로운 국가 핵융합 전략을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전략은 그동안 공공 자금에 크게 의존해 온 영국의 핵융합 기술 개발 방식에 중대한 변화를 의미한다.
새 전략의 핵심은 정부의 핵융합 개발 기관인 '영국 산업 핵융합 솔루션'(UKIFS)을 '영국 핵융합 에너지'로 이름을 바꾸고 상업 중심 법인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민간 투자를 유치해 핵융합 발전소 상용화를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UKIFS는 노팅엄셔의 옛 석탄 화력발전소 부지에 '에너지 생산을 위한 구형 토카막'(Step) 시제품 원자로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40년까지 전력망에 전기를 공급해 상업성을 입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로젝트 총비용은 최대 200억파운드(약 3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영국 정부는 이미 13억파운드의 지원을 약속했다.
핵융합은 태양이 에너지를 내는 원리를 이용해 원자핵을 융합시켜 막대한 에너지를 얻는 기술이다. 핵분열과 달리 탄소 배출이나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우려가 없어 '꿈의 에너지'로 불린다.
영국의 이번 결정은 핵융합 기술을 둘러싼 국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나왔다. 최근 인공지능(AI) 붐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핵융합 기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데이터 분석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핵융합 스타트업들은 16억달러(약 2조3000억원)의 민간 투자를 유치했다. 미국 싱크탱크는 중국이 2022년 이후 핵융합 연구에 65억~100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영국 정부는 민간 투자 유치 시점이나 목표 조달 금액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상업적 핵융합이 수십 년은 더 걸릴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