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건축자재 기업 CRH가 런던증권거래소(LSE)에서 완전히 철수하며 런던 증시에 또다시 타격을 줬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CRH는 이사회를 열어 LSE 상장 폐지를 최종 결정했다. 회사 측은 런던 증시의 저조한 거래량과 상장 유지에 따르는 추가 비용 및 규제 부담을 철수 이유로 꼽았다.

CRH는 지난 2023년 주 상장지를 런던에서 뉴욕으로 이전했으며, 영국에서는 2차 상장만 유지해왔다. 시가총액이 약 670억달러(약 96조4800억원)에 달하는 이 회사는 다음 달 20일까지 상장 폐지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CRH의 이번 결정은 영국 기업들의 '탈(脫) 런던'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더 높은 유동성과 기업가치를 찾아 미국 증시로 향하는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온라인 결제업체 와이즈,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도박업체 플러터 등이 주 상장지를 뉴욕으로 옮기거나 미국 증시 상장 지위를 격상한 바 있다.

찰스 홀 필 헌트 리서치 책임자는 "이번 사례는 2차 상장이 영국에 거의 가치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CRH의 거래 대부분이 명백히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CRH는 3년 전부터 미국 시장에서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펼쳐왔다. 지난해에는 21억달러(약 3조240억원)를 들여 미국 유타주 소재 에코 머티리얼스 그룹을 인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