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미등록 암호화폐 판매에 대한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한다.

16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금융청(FSA)은 미등록 암호화폐 판매업자에 대한 최고 징역형을 기존 3년에서 10년으로 상향하는 개정안을 추진한다. 벌금 역시 현행 300만엔(약 2900만원)에서 1000만엔(약 9600만원)으로 3배 이상 인상된다.

이번 조치는 암호화폐 감독 기준을 기존 자금결제법에서 금융상품거래법으로 이관하는 작업의 일환이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는 주식, 채권 등과 동일한 법적 규제를 받게 된다. 기존 '암호자산 교환업자' 명칭도 '암호자산 거래업자'로 변경된다.

단속 권한도 한층 강력해진다. 증권거래감시위원회(SESC)는 미등록 암호화폐 사업자에 대해 형사 수사를 진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앞으로는 현장 검사, 증거 압수, 검찰 고발 등이 가능해진다. 이는 증권 사기나 내부자 거래에 적용되던 조치다.

이번 규제 강화는 '사나에 토큰' 스캔들이 기폭제가 됐다. 지난 2월 한 탈중앙화 자율조직(DAO)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이름을 딴 밈코인을 발행했다. 이 코인은 가격이 30배 이상 폭등했으나, 다카이치 총리가 관련성을 부인하자 58% 이상 폭락하며 투자자 피해를 낳았다.

일본 금융청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암호화폐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월평균 500건을 넘어섰다. 대부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를 유도한 뒤 출금을 막는 사기 수법이었다.

다만 일본 정부는 처벌 강화와 함께 세금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당근과 채찍' 전략을 병행한다. 2026년도 세제 개편안에는 암호화폐 소득에 대한 세율을 현행 최고 55%의 누진세에서 20%의 분리과세로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편 이러한 규제 강화 움직임은 아시아 전역의 추세와 맞물린다. 한국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50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취한 가상자산 시장 조작 사범에 대해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다. 싱가포르 역시 무허가 거래에 대해 최대 7년의 징역형을 부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