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 격화로 선박 연료 가격이 급등락하면서 세계 최대 선박유 공급항인 싱가포르의 유통업체들이 구매를 줄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벙커유 유통업체들은 지난주부터 가격 변동성이 극심해지자 대량 주문을 보류하고 있다. 이들은 선박에 재판매할 목적으로 대량의 연료유와 선박용 경유를 사들이는 업체들이다.

블룸버그는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 폐쇄 등 중동 지역의 혼란이 가격 변동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싱가포르의 초저유황유(VLSFO) 가격은 2월 27일 이후 두 배 이상 올랐으며, 일부 날에는 30%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선박용 경유 가격은 160% 폭등했다. 이는 동일 기간 40% 이상 상승한 국제 유가 상승률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유통업체들이 변동성이 큰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구매를 꺼리면서, 실제 도매 공급량은 비교적 안정적임에도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유통업체들은 재고를 조절하며 주요 고객에게만 물량을 우선 공급하거나 다른 판매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 해양항만청(MPA)은 성명을 통해 "업계와 함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현재 수요를 충족할 만큼 공급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의 선박유는 주로 현지 정유사, 육상 탱크, 말레이시아 연안의 해상 저장 시설 등에서 공급된다.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3월 11일까지 한 주간 잔사유 재고는 증가해 5년 평균치를 웃돌았다.

반면 항공유와 경유 등을 포함하는 중간 유분 재고는 2022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터미널 판매사들은 대부분의 유통업체에 연료유와 경유를 계속 공급하고 있지만, 인도 시점이나 물량 등 조건을 더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