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이 이란과의 전쟁 등 중동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금리 추가 급등과 금융시장 매도세를 촉발해 세계 경제에 미치는 피해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신현송 BIS 경제·통화 부문 책임자는 최신 분기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분쟁이 장기화하면 금융 증폭 효과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 책임자는 "금리 급등은 고평가된 자산 가격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국가에서 이미 공공 재정이 악화된 상황에서 정부의 자금 조달 비용 상승과 추가 부채 발행 필요성은 재정 지속가능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동 분쟁은 이미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세계 원유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되면서 유가가 약 35% 급등했고, 이는 주식 및 채권 시장의 매도세를 유발했다.
유가 상승으로 투자자들은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를 철회하고 있다. 오히려 일부 중앙은행이 차입 비용을 인상할 가능성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신 책임자는 "분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시장조차도 지금까지 질서정연하게 작동해왔다"면서도 "상황 전개를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분쟁이 현재 예상보다 길어지거나 확대되면 인플레이션 기대치와 금융 여건에 더 급격한 조정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IS는 또한 높은 차입 비용과 세계 경제 둔화가 민간 신용 시장의 긴장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투자자들은 미국 대형 직대출 펀드 운용사 일부에서 수십억 달러를 인출하려 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제공업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로 투자자들이 관련 상장 펀드에서 자금을 빼고 있다고 BIS는 설명했다. 이들 펀드의 SaaS 기업 대출은 2015년 80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5000억달러 이상으로 급증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