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전고체 배터리 스타트업 도넛랩이 자사 배터리 팩을 전기 오토바이에 탑재해 100kW급 초고속 충전 성능을 처음으로 공개 시연했다.

16일(현지시간) IT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도넛랩은 버지 모터사이클의 'TS 프로' 모델에 18kWh 용량의 전고체 배터리 팩을 장착해 충전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테스트에서 배터리는 5분 만에 10%에서 50%까지 충전됐다.

이번 시연은 도넛랩이 개별 셀 단위를 넘어 완성된 배터리 팩을 실제 차량 환경에서 테스트한 첫 사례다. 특히 액체 냉각 방식이 아닌 공랭식 설계로 100kW가 넘는 출력을 5분간 유지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3배 빠른 속도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빌레 피포 도넛랩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실제 차량 환경에서 여러 배터리 셀의 성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투오모 레티매키 버지 모터사이클 최고경영자(CEO)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충전되는 오토바이를 향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도넛랩은 지난 1월 CES 2026에서 400Wh/kg의 에너지 밀도, 10만회 충전 수명 등 파격적인 성능을 발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구체적인 시제품이 없어 전문가들로부터 "믿을 수 없다"는 등 강한 회의론에 직면한 바 있다.

이번 팩 단위 충전 시연은 기술적 진전을 보여줬지만, 회의론을 완전히 해소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다.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에너지 밀도와 충전 수명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넛랩은 2026년 1분기 내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오토바이를 실제 고객에게 인도하겠다고 공언해왔다. CATL 등 경쟁사들이 2027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하는 가운데, 도넛랩이 약속을 지킬 경우 서구권 시장 최초의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사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