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관광 의존도가 높은 중미와 카리브해 국가들의 국채 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베이도스, 엘살바도르, 도미니카공화국 등이 발행한 달러 표시 채권 가격은 2월 말 이후 2.5% 이상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라틴아메리카 평균 하락률인 1.8%를 웃도는 수치다.
이러한 채권 가격 하락은 유가 급등이 항공료 인상으로 이어져 관광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카리브해 지역 국내총생산(GDP)에서 관광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2%가 넘는다.
대부분의 원유를 수입에 의존하는 이들 국가의 경제 구조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유가 상승은 무역 적자를 확대하고 정부 재정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크리스토퍼 메히아 T 로 프라이스 신흥시장 국채 분석가는 "카리브해 국가들의 신용도에 순전히 부정적인 요인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페르난도 로사다 오펜하이머 앤 코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이 지역 원유 수입국들이 특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오펜하이머 자료에 따르면 자메이카의 원유 무역적자는 GDP의 약 7%에 달해 가장 취약하며, 바베이도스, 엘살바도르, 바하마 등도 4.5%를 넘는다.
각국 정부의 대응은 엇갈리고 있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유류 보조금 재도입 가능성을 일축했다. 반면 필립 데이비스 바하마 총리는 단기 또는 중기적으로 전기 요금을 인상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지난주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이날 103달러에 거래됐다. 투자자들은 유가가 100달러 이상을 장기간 유지할 경우 경제 전망이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