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노동 시장에 미치는 가장 큰 위협은 대량 실업이 아닌 임금 삭감이라는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클라라 시 전 세일즈포스 AI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역사적으로 신기술은 역할 자체를 없애기보다 임금을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노동자에게 더 흔하고 파괴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시 전 CEO는 신기술이 임금을 낮추는 첫 번째 방식으로 '산업 내 압박'을 꼽았다. 특정 산업에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같은 분야의 남은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면서 임금이 하락한다는 것이다.
그는 2000년대 초 무역 충격 이후 미국 제조업을 사례로 들었다. 공장 폐쇄와 자동화로 해고된 노동자들이 줄어든 국내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면서 실질 임금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AI와 같은 기술이 전문직의 기술 장벽을 낮춰 노동 공급을 늘리는 현상이다. 시 전 CEO는 "과거 고급 기술로 여겨졌던 일자리의 기술 수준이 낮아지면서 노동 공급이 넘쳐나고 임금이 억제된다"고 썼다.
런던의 블랙캡 택시 기사가 대표적인 예다. 과거 이들은 수많은 거리와 명소를 암기하는 '더 놀리지'라는 엄격한 시험을 통과해야 했다. 하지만 위성항법장치(GPS)와 차량 호출 앱의 등장으로 이러한 전문성의 필요성이 크게 줄었다.
마지막으로 고숙련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새로운 분야로 이동하며 발생하는 임금 하락이다. 시 전 CEO는 "실직한 고숙련 노동자들이 분야를 바꾸면서 임금 삭감을 감수하고, 이는 기존 노동자들을 대체하는 효과를 낳는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아이오아나 마리네스쿠 펜실베이니아대 부교수는 AI로 인한 임금 상승 효과가 곧 정점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신기술이 초기에는 생산성을 높여 임금을 올리지만, 자동화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오히려 임금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고 봤다.
마리네스쿠 부교수의 연구 모델에 따르면 인지적 업무의 약 37%가 자동화되는 시점부터 임금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 현재 자동화율은 이미 14%를 넘어섰으며, 이는 AI로 인한 임금 상승의 정점이 예상보다 빨리 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