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유권자 신분증 확인 강화 법안이 이번 주 상원에서 논의될 예정이어서 여야 간 격렬한 충돌이 예상된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공화당 지도부는 물가 불안 등 민생 문제에 집중하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압박에 밀려 해당 법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이 법안은 '미국 구하기 법'(SAVE AMERICA ACT)으로 불린다.

이 법안은 유권자 신분증 제시를 의무화하고, 유권자가 시민권자임을 반복적으로 증명하도록 하는 규정을 담고 있다. 또한 우편투표에 대한 새로운 제한과 성전환자 관련 규제 등도 포함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화당은 다른 모든 것을 희생해서라도 열정적으로 이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안 통과를 위해 다른 입법 논의를 보류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공화당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존 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등 주류는 법안 통과를 위해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 규칙을 폐지하자는 트럼프의 요구에 반대하고 있다. 튠 원내대표는 "민주당과의 차이점을 부각할 기회가 될 것"이라며 표결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공화당 강경파는 이번 논의를 '실패가 예정된 연극'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 소속인 톰 틸리스 상원의원도 "질 것이 뻔한 싸움을 선택한 적이 없다"며 지도부 전략에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해당 법안이 수백만 시민의 투표권을 저해하는 '인두세'와 같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법안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코리 부커 상원의원(민주당)은 "대통령이 우리를 전쟁으로 끌어들이고 국민 의료비를 삭감하는 상황을 토론해야 한다"며 법안 논의가 불필요한 정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인에게 해로운 독소 조항을 막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며 장시간 연설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규정상 필리버스터를 극복하려면 민주당에서 최소 7명의 이탈표가 필요하지만, 민주당은 법안에 전원 반대하고 있어 통과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로 인해 이번 논의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의 분열상만 노출한 채 성과 없이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