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최대 은행 유니크레딧이 독일 코메르츠방크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 가능성을 높이며 유럽 금융권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유니크레딧은 코메르츠방크 지분을 30% 이상으로 늘리기 위한 공개 제안에 나섰다. 18개월간의 교착 상태를 깨고 본격적인 합병 논의를 시작하려는 시도다.
이에 코메르츠방크와 주요 주주인 독일 정부, 은행 노조는 즉각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코메르츠방크는 기존의 독자 생존 전략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고수했다.
유니크레딧은 2024년 9월 코메르츠방크 지분 9%를 매입한 이후 꾸준히 지분 확대를 모색해왔다. 당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유니크레딧의 움직임을 '비우호적 공격'이라 규정하며 강한 경계심을 드러낸 바 있다.
코메르츠방크는 과거 대형 인수합병 과정에서 험난한 역사를 겪었다. 2008년 드레스드너 은행을 인수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정부로부터 1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독일 정부가 지분 25%를 보유한 주요 주주가 됐다.
이후 2019년에는 도이체방크와의 합병을 추진했으나 수 주 만에 무산됐다.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서버러스의 압박으로 경영진이 교체되는 등 내홍을 겪기도 했다.
만프레트 크노프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코메르츠방크는 1만명 감원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했다. 최근에는 독일 DAX 지수에 재편입되는 등 독자 생존의 기반을 다져왔다.
하지만 유니크레딧의 안드레아 오르첼 CEO는 유럽 내 대형 은행 탄생을 목표로 코메르츠방크 인수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번 지분 확대 제안으로 양측의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