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자국 기업이 생산하는 차세대 양자컴퓨터 구매에 10억파운드(약 1조4400억원)를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은 오는 17일 메이스 경제 강연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성장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해당 컴퓨터가 2030년대에 실제로 제작돼 가동되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

이번 조치는 양자컴퓨팅 분야의 투자가 영국 내에 머물도록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영국 정부는 자국 유망 기업들이 해외 경쟁사에 매각되는 것을 막고 산업 기반을 지키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번 공약은 현 의회 임기 이후에 집행될 예정이어서 야당의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리브스 장관이 속한 노동당은 2024년 집권 전, 이전 보수당 정부의 재원 부족 공약을 비판한 바 있다.

양자컴퓨터는 원자 및 아원자 수준에서 다르게 작동하는 물리 법칙을 이용해 기존 슈퍼컴퓨터를 뛰어넘는 연산 능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0 또는 1만 표현하는 기존 비트와 달리 양자컴퓨터의 '큐비트'는 두 값 사이의 모든 상태를 동시에 표현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화학,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조기 적용될 전망이다. 또한 수십 년간 시민, 기업, 정부가 의존해 온 암호화 체계를 무력화할 잠재력도 지니고 있다.

최근 옥스퍼드 아이오닉스와 옥스퍼드 인스트루먼츠의 양자컴퓨팅 부문이 미국 기업에 인수되는 등 영국 내 양자 기술 기업의 해외 매각 사례가 잇따랐다. 앞서 보수당 정부도 2023년 양자 기술에 10년간 25억파운드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