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차 가격과 할부금, 보험료 등 차량 소유에 드는 비용이 급등하며 소비자들이 한계에 내몰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켈리블루북 자료를 인용해 미국의 평균 신차 가격이 5만달러(약 7200만원)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0년 약 4만달러(약 5760만원)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월평균 할부금은 800달러(약 115만원)를 돌파했다.
이러한 비용 상승의 주된 원인은 소비자들이 수익성 높은 대형 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선호하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자동차 제조사들은 저렴한 소형 세단 모델을 단종시켰고, 현재 미국 시장에는 시작 가격 2만달러(약 2880만원) 미만인 신차가 없는 실정이다.
금융 비용 부담도 커졌다. 보험사 아메리트러스트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022년 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후 신용등급이 높은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자동차 대출 금리마저 8%로 두 배가량 올랐다. 보험료 역시 2020년 이후 20% 이상 급등했다.
차량 소유 비용 증가는 자동차 판매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는 2026년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2025년보다 50만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해지면서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낮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제조사들은 고객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 지출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올해 지출 규모는 500억~6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중고차 시장도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신차 시장에서 밀려난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중고차 평균 가격은 2019년 이후 38%나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저가 모델 재출시 등을 계획하고 있지만, 수십 년간 굳어진 비용 구조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에린 키팅 수석 분석가는 "자동차 산업에서 한번 올라간 비용은 다시 내려오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