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경쟁자들이 이란에 대해 더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며 '누가 더 나은 전쟁 수행자인가'를 놓고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도 성향의 예시 아티드당을 이끄는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이란의 모든 유전과 주요 석유 수출 허브인 섬의 에너지 기반 시설을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스라엘 내에서 이란과의 전쟁에 대한 지지가 유대계 인구의 90%를 넘을 정도로 압도적인 상황을 반영한다. FT는 이스라엘의 시오니스트 정당들은 이란과의 대결 여부가 아닌, 누가 네타냐후 총리보다 전쟁을 더 잘 수행할지를 놓고 다투고 있다고 분석했다.

요하난 플레스너 이스라엘 민주주의 연구소 소장은 "이란은 이스라엘을 파괴하려는 목표를 갖고 핵무기를 얻으려 한다"며 "이란과의 싸움에 대한 지지는 전방위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높은 전쟁 지지율이 네타냐후 총리의 지지율로 직결되지는 않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네타냐후의 우파 연정은 오는 10월까지 치러져야 할 총선에서 과반 의석(120석 중 61석) 확보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손상된 '안보 지도자'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이번 총선에서 대이란 강경책을 핵심 선거 전략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이에 야권 인사들은 전쟁 자체는 지지하면서도 네타냐후 총리의 전쟁 '관리' 방식을 비판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는 정부가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을 받은 북부 지역 지원 예산을 삭감했다고 비판했다.

정치분석가 달리아 샤인들린은 "야권 주자들은 전쟁에 대해 네타냐후보다 더 강경하게 들리거나, 그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비난할 수 있는 창의적인 틈새를 찾으려 애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분석가들은 선거 결과가 궁극적으로 전쟁이 어떻게 끝나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이란 정권이 유지된 채 전쟁이 장기화하거나 이스라엘 측 사상자가 늘어날 경우, 네타냐후 총리가 이를 결정적 승리로 포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