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가스 공급 대란으로 인도,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국가들의 사회 기능이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에너지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졌다. 특히 걸프만 국가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남아시아 지역이 직격탄을 맞았다.
세계 2위 액화석유가스(LPG) 수입국인 인도는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인도 서부 푸네시의 화장장들은 가스 공급이 끊기자 시신이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해 전기 화장로로 전환했다. 인도호텔레스토랑협회는 뭄바이 호텔의 5분의 1이 이미 문을 닫았으며,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절반이 폐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패닉에 빠질 필요가 없다"고 국민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조리용 LPG 실린더 사재기와 가격 폭리가 만연하고 있다. 뭄바이의 한 식당 관리자는 가스통이 암시장에서 평소의 두 배 가격에 거래된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공무원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고 전국 학교를 폐쇄하는 등 강력한 에너지 절약 조치에 나섰다.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상황이 계속 악화하면 물가는 통제 불능 상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글라데시 역시 에너지 수요의 95%를 수입에 의존해 충격이 크다. 정부는 전국 대학을 폐쇄하고 이드 알피트르 연휴를 앞당겼다. 또한 대규모 정전을 막기 위해 국영 비료 공장 가동을 15일간 중단하고 남은 가스를 발전소로 돌리도록 지시했다.
가스·에너지 분석기관 우드맥킨지의 악사이 굽타 연구원은 "공급 충격이 방글라데시 경제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가스 배급제를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스리랑카도 가스 부족으로 가정과 소상공인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주유소마다 긴 줄이 늘어서고 있다. 아누라 쿠마라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지난주 "스리랑카의 LPG 비축량은 일주일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