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유의 스위스 농업기술 기업 신젠타가 영국에 1억2000만달러(약 1728억원) 규모의 글로벌 연구센터를 신설한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신젠타는 이번 투자가 영국 바이오 과학에 대한 강력한 신뢰의 표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머크, 아스트라제네카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영국 정부의 지원 부족을 이유로 투자를 취소하거나 연기한 것과 대조된다.

카밀라 코르시 신젠타 작물보호 연구개발(R&D) 글로벌 책임자는 FT에 "영국의 농업 혁신 기록과 과학 기반의 규제 접근 방식"이 이번 투자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 버크셔에 새로운 생명과학 기술 연구 시설을 짓는 결정은 순전히 상업적이며, 정부 보조금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코르시 책임자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영국의 농산물 신제품 승인 절차가 유럽연합(EU)보다 빠르고 원활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신젠타의 신형 살균제 '아데피딘'은 2024년 영국에서 승인받았으나, 다른 유럽 지역에서는 여전히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신젠타의 투자 결정은 다른 산업계의 움직임과 대비된다. 미국 제약사 머크는 지난해 가을 10억 파운드 규모의 런던 연구센터 건립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영국제약산업협회(ABPI)는 영국의 생명과학 분야 투자 유치 환경에 고질적인 약점이 있다고 비판해왔다.

반면 영국 농업 무역기구인 크롭라이프 UK의 데이브 벤치 최고경영자(CEO)는 "다른 산업의 연구 시설이 영국을 떠나는 상황에서 신젠타의 투자는 고무적"이라고 환영했다.

'바이오스타'로 명명될 새 연구 시설에는 약 300명의 과학자가 근무하게 된다.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며, 생물학, 화학,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질병, 잡초, 가뭄 등으로부터 작물을 보호하는 차세대 제품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신젠타는 2017년 중국 국영 화학기업 켐차이나에 440억달러에 인수됐으나, 스위스 바젤에 본사를 두고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 FT는 신젠타가 최대 100억달러 조달을 목표로 홍콩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으나, 회사 측은 논평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