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현실화할 경우,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한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은 16일 발표한 '미국-이란 전쟁의 리스크 확산과 한국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쟁 발발 시 국제유가 급등과 공급망 교란으로 국내 제조업 전반의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해상 운송량의 약 20% 이상을 차지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한국은 중동 원유 수입량의 99%를 이 해협에 의존하고 있어, 봉쇄 조치가 현실화하면 에너지 수급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보고서는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국내 제조업 전체 생산비용은 0.71%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석유제품 업종은 6.30% 급증하며 가장 큰 충격을 받고, 화학제품(1.59%), 고무·플라스틱(0.46%) 등이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최근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국제유가는 7일 만에 배럴당 72달러에서 103달러로 44% 급등한 바 있다. 이는 2001년 미국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지정학적 위험지수 상승에 따른 것이다.

한국의 높은 중동 에너지 의존도 역시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2025년 기준 한국의 전체 원유 수입에서 중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0.7%에 달한다. 반면, 대중동 수출 비중은 전체의 2~3% 수준으로 직접적인 수출 감소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됐다.

산업연구원은 정책 대응 방안으로 정부 비축유 활용 등 단기적인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와 함께, 수출입선 다변화, 금융시장 안정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대비 등을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