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가치가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 우려로 22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59.75엔까지 치솟았다. 이는 2024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엔화 가치 최저)이다. 이후 국제 유가 상승세가 다소 진정되고 일본 재무상이 과도한 엔저에 대한 조치 가능성을 재차 시사하면서 환율은 159엔대 초반으로 소폭 내렸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유가 상승이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를 키워 엔화 매도 압력을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바타 히데키 도카이도쿄 인텔리전스 랩 선임 전략가는 "2024년 고점인 161.95엔을 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같은 날 일본 증시는 하락 출발했으나 낙폭을 줄이며 보합세를 보였다. 이날 오전 10시 12분 기준 닛케이225평균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2% 내린 5만3695.15엔을 기록했다. 토픽스(TOPIX) 지수도 0.2% 하락한 3621.6에 거래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고유가 상황에 점차 적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츠카 류타 토요증권 전략가는 "시장은 배럴당 100달러 전후의 유가 수준에 익숙해지고 있다"며 "이란 정세가 크게 악화할 조짐이 없어 일단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채권 시장은 유가 상승 전망과 20년물 국채 입찰을 앞두고 매도세가 나타났으나, 엔화가 반등하면서 매수세가 유입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시장은 이번 주 예정된 미국, 일본, 유럽의 통화정책 결정 회의와 미일 정상회담 등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당국의 정책 대응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