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발발로 국제 에너지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인도 루피화 가치와 채권 시장이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과의 전쟁으로 주요 에너지 수송로가 막히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고, 이에 인도 루피화는 지난주 달러당 92.4750루피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국이 중동 동맹국들의 외교적 협상 노력을 거부하고 이란의 주요 석유 수출항인 카르크섬에 대한 추가 공격을 위협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는 더욱 커졌다. 이에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는 지난주에만 1.6% 상승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인도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심각한 교역조건 충격을 마주하고 있다"며 "이는 무역, 에너지 공급망, 해외송금 등을 통해 상당한 파급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12개월 루피화 가치 전망을 기존 94루피에서 95루피로 하향 조정했다.

인도중앙은행(RBI)은 외환시장에서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변동성 억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중앙은행이 특정 환율 수준을 방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 유출도 루피화 약세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3월 들어서만 인도 주식시장에서 55억달러(약 7조920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한편 인도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3일 연 6.6798%로 마감했다. 유가 급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음에도 인도중앙은행을 포함한 투자자 그룹의 대규모 매수세에 힘입어 안정세를 보였다.

실제로 인도중앙은행은 중동 전쟁으로 시장이 불안정해지자 3월 6일로 끝나는 주에만 5721억루피(약 8조8350억원) 규모의 채권을 순매수하며 사상 최대 주간 순매수액을 기록했다.

라지브 라다크리슈난 SBI 뮤추얼펀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채권 시장은 중앙은행의 매수로 안정됐지만, 다른 시장 참여자들은 스와프를 통해 리스크를 헤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