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위 약속에도 미 해군이 이란의 공격 위험을 이유로 상선 호위를 거부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 상태에 빠졌다.
16일 중국 중화망 군사채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필요시 동맹과 함께 유조선을 호위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미 해군은 위험이 너무 높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모든 호위 요청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이 소셜미디어에 '미 해군이 유조선 호위에 성공했다'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는 소동도 있었다. 백악관은 이후 미 해군이 어떤 선박도 호위하지 않고 있다고 공식 확인하며 미국决策層의 혼선을 드러냈다.
미 해군이 호위를 주저하는 이유는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위험성 때문이다. 해협의 가장 좁은 곳은 폭이 약 34km에 불과하고 해안선 대부분이 이란 통제하에 있다. 이 때문에 미군 내부에서는 이곳을 '죽음의 상자'로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대함 미사일, 무인기, 고속정, 기뢰 등을 포함한 완전한 '반접근·지역거부'(A2/AD) 작전 체계를 갖추고 있다. 1980년대 양이전쟁 당시 미군이 약 30척의 군함으로 호위 작전을 폈을 때도 큰 피해를 본 바 있다.
해협의 사실상 봉쇄로 인근에는 수백 척의 선박이 발이 묶였다. 지난 11일에는 태국 국적 화물선 '마야리나리'호가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약 10척의 선박이 공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태의 여파로 국제 유가는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사우디 아람코는 해협의 장기 폐쇄가 세계 경제에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걸프 산유국들은 이미 하루 약 700만 배럴의 생산량을 감축했다.
또한 전 세계 비료 공급량의 약 3분의 1이 통과하는 항로가 막히면서 향후 수개월 내 빵, 계란, 육류 등 주요 식료품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향후 휴전이 이뤄지더라도 높은 전쟁보험료와 안전 문제로 항운 질서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