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석유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에너지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트럼프 행정부에 경고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엑손모빌,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등 석유기업 CEO들은 최근 백악관에서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 등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에너지 수송 차질이 세계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을 계속 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CEO는 투기 세력이 가세할 경우 유가가 현재의 높은 수준을 넘어설 수 있으며, 정제유 제품의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이크 워스 셰브론 CEO와 라이언 랜스 코노코필립스 CEO도 공급 차질 규모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들의 경고가 나온 지난 11일 배럴당 87달러였던 미국 유가는 13일 99달러까지 치솟았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의 선박 공격이 급증하면서 유가는 99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백악관은 유가 안정을 위해 러시아산 원유 제재 추가 완화, 약 4억 배럴 규모의 대규모 비축유 방출,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 확대 등 여러 방안을 검토 및 시행 중이다. 벤 다이더리히 에너지부 대변인은 "에너지 공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석유업계는 이러한 조치들이 위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본다. 업계는 유일한 해결책이 전 세계 석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여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텍사스 소재 석유 생산업체 엘리베이션 리소시즈의 스티븐 프루엣 CEO는 "세계는 배럴당 120달러의 유가를 감당할 수 없다"며 "이는 경제적 파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이므로 유가가 오르면 우리는 많은 돈을 번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서반구 연료 공급망 안정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이달 말 베네수엘라에 기술팀 파견을 검토하고 있으며, 셰브론은 현지 생산량이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