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와 반도체 등에 사용되는 희귀금속 텅스텐 가격이 중국의 수출 통제와 군사적 수요 급증으로 500% 넘게 폭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원자재 시장조사업체 패스트마켓을 인용해 텅스텐 유럽지표가격(APT)이 미터톤 단위(MTU)당 2250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분쟁 속에서 특정 텅스텐 제품을 수출 통제 목록에 추가한 지난해 2월 이후 557% 급등한 수치다.

특히 최근 몇 주간 구매자들이 비축 물량을 소진하고 중동 분쟁으로 군수용 수요가 부각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BMO 캐피털 마켓의 조지 헤펠 애널리스트는 "12년간 원자재 분야에서 일했지만 지금처럼 공급이 빠듯한 시장은 본 적이 없다"고 평가했다.

텅스텐 가격 폭등의 주된 원인은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 텅스텐 생산량 8만5000톤의 79%를 차지했다. 핵심광물 컨설팅업체 프로젝트 블루는 지난해 중국의 수출 통제 대상 텅스텐 제품 선적량이 약 40%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서방 국가들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체 공급망 확보에 나서고 있다. 광산업체 알몬티 인더스트리스는 지난해 12월 한국에 위치한 광산에서 생산을 시작했으며, 10년 만에 첫 미국 내 텅스텐 광산 개발도 추진 중이다.

루이스 블랙 알몬티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당국이 지난달 즉시 공급 가능한 물량이 있는지 문의해왔다"며 "한국 광산 생산량의 거의 절반이 군수품용으로 사용될 펜실베이니아로 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갈등 심화로 군사 부문 수요가 늘어난 것도 가격을 밀어 올렸다. 프로젝트 블루의 연구원 재닌 르 루는 "헬리콥터, 전투기, 탄약 등에 쓰이는 군용 텅스텐 소비가 올해 1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의 공급난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 소재 핵심광물 투자사 알링턴 이노베이션 파트너스의 공동창업자 데이비드 아가일은 "향후 최대 24개월간 시장이 불편하고 성가신 상황에 놓일 것"이라며 현재의 공급 압박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