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상자산 시장구조 명확성 법안(CLARITY Act)이 가상자산의 핵심인 탈중앙성을 훼손하고 소수 대형 금융기관에 통제권을 넘겨줄 수 있다는 업계의 경고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블록체인 프로토콜 '그노시스'의 공동창업자 프리데리케 에른스트 박사는 해당 법안이 모든 가상자산 활동이 정부 허가를 받은 금융 중개자를 거치도록 전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른스트 박사는 "이러한 규제는 가상자산의 기반을 소수의 기득권 플레이어 손에 통합시킬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블록체인의 진정한 혁신은 사용자가 네트워크의 주인이 되는 것이었다"며 "사용자들이 다시 금융 기술 접근권을 빌려 쓰는 고객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그는 법안이 개방형 블록체인과 탈중앙화금융(DeFi) 프로토콜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해, 기존 금융 시스템의 실패 요인들을 가상자산 시장에 그대로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에른스트 박사는 법안이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간의 규제 관할권을 명확히 하고, 개인 간(P2P) 거래와 개인 지갑(셀프 커스터디)을 보호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문제를 둘러싼 가상자산 업계와 은행업계의 이견으로 미 의회에서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 지난 1월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해당 법안이 디파이 산업을 약화시키고 스테이블코인 수익을 금지한다며 지지를 철회한 바 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법안 초안을 읽은 뒤 "나쁜 법안보다는 없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버니 모레노 미국 상원의원은 법안이 오는 4월까지 의회를 통과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받을 것으로 낙관했다. 그러나 투자회사 갤럭시의 알렉스 쏜 리서치 총괄은 "4월까지 통과되지 않으면 2026년 내 법제화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