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성인 절반 이상이 로봇과의 일상적 상호작용에 불편함을 느끼며,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해서도 지역 사회의 강한 반대에 부딪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IT 전문매체 테크레이더에 따르면, 기술 기업 헥사곤이 9개국 1만8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영국 응답자의 52%가 로봇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는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은 수치이며, 전 세계 평균인 42%를 크게 웃돈다.

이러한 불안감은 로봇에 대한 낮은 경험률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일상에서 로봇을 마주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영국인은 30%에 불과했다. 반면 중국은 이 비율이 75%에 달했다.

특히 영국인들은 가정 내 로봇 사용에 가장 큰 거부감을 보였다. 응답자의 39%는 집에서 로봇을 사용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답했다. 공장이나 창고 등 산업 현장에서의 로봇 수용도는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이 역시 세계 평균에는 미치지 못했다.

로봇에 대한 주된 우려는 보안 문제였다. 응답자의 53%는 로봇이 해킹되거나 오용될 위험을 가장 큰 걱정거리로 꼽았다. 또한 41%는 로봇이 오작동해 신체적 상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부르크하르트 뵈켐 헥사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영국에서는 로봇이 낯설게 느껴질 때 신뢰도가 하락한다"며 "안전장치와 인간의 통제권이 명확히 마련되기 전에 로봇이 일상에 도입되는 것에 대한 저항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역시 비슷한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 현상을 겪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영국 성인 21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전국적 지지율은 69%에 달했다.

하지만 자신의 거주 지역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 여론이 높았다. 특히 Z세대 응답자의 경우 44%만이 찬성했으며, 31%는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했다. 주된 반대 이유는 에너지 소비와 용수 사용 등 환경 문제였다.

테크레이더는 로봇과 데이터센터 인프라 모두에 대해 '신뢰'가 대중의 인식을 좌우하는 핵심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인들은 이점이 명확한 분야의 자동화는 수용하지만, 낯설거나 통제권을 위협한다고 인식되는 기술에는 저항감을 보인다고 매체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