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걸프 지역 경제가 1990년대 이후 최악의 침체를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란과의 분쟁이 4월까지 이어지고 호르무즈 해협이 두 달간 봉쇄될 경우, 카타르와 쿠웨이트의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각각 14%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1990년대 초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걸프 전쟁이 발발해 세계 석유 시장이 혼란에 빠졌던 때 이후 가장 큰 경제적 타격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송유관을 보유해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럼에도 GDP는 각각 약 3%, 5% 감소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경기 위축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파루크 수사 골드만삭스 중동·북아프리카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전쟁은 단기적으로 많은 걸프 국가에 코로나19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분쟁은 3주째에 접어들었으며,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주변국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주요 원유 수출항인 카르그섬의 군사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와 주요 산유국의 생산 중단 우려로 국제 유가 지표인 브렌트유는 지난주 약 11% 급등했다. 한때 배럴당 119.50달러까지 치솟았다.

바레인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알루미늄 제련소를 운영하는 알루미늄 바레인이 단계적 생산 중단에 들어갔다. 해협 봉쇄로 원료 수급과 제품 출하가 모두 막혔기 때문이다.

수사 이코노미스트는 분쟁이 길어지면 석유 부문뿐 아니라 부동산, 관광, 투자 등 비석유 부문까지 타격이 확산하며 걸프 지역 전체의 경제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