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사용자 손실 사태와 핵심 개발팀의 이탈 등 내홍을 겪고 있는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프로토콜 에이브(Aave)가 신뢰 회복을 위해 차세대 버전인 'V4' 출시 카드를 꺼내 들었다.
15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에이브 개발사 에이브 랩스는 지난 13일 거버넌스 포럼에 '에이브 V4'를 이더리움 메인넷에 배포하는 내용의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번 제안은 에이브가 연이은 악재로 신뢰도에 타격을 입은 가운데 나왔다. 지난 12일 한 사용자는 에이브 인터페이스를 통해 5000만달러(약 720억원) 상당의 토큰을 교환하려다 유동성이 거의 없는 거래 풀에 주문이 체결되는 사고를 겪었다. 이 사고로 사용자는 99%에 달하는 슬리피지(주문가와 체결가의 차이) 손실을 입어 약 3만6000달러(약 5184만원)만 손에 쥐게 됐다.
스타니 쿨레초프 에이브 설립자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인터페이스가 사용자에게 비정상적인 슬리피지 위험을 경고했고, 사용자가 명시적으로 위험을 수용해야만 거래가 진행될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에이브 측은 거래 수수료로 받은 약 60만달러(약 8억6400만원)를 반환하고 해당 사용자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에이브의 핵심 거버넌스 참여자였던 에이브 체인 이니셔티브(ACI)의 마크 젤러 설립자는 "과거 에이브 프론트엔드에는 30%의 슬리피지 상한선이 있었다"며 "사용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던 철학이 변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거버넌스 내부 갈등도 심화하고 있다. 지난 4년간 에이브의 주요 기술 개발을 맡아온 'BGD 랩스'는 지난 2월, 오는 4월 1일부로 DAO(탈중앙화 자율조직)와의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에이브 랩스의 중앙화 문제와 V4 출시를 위해 V3의 성과를 불공정하게 폄하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ACI 역시 V4 개발 자금 조달을 위한 안건이 통과된 후 DAO와의 관계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해당 안건은 약 5100만달러(약 734억4000만원)의 스테이블코인과 7만5000 AAVE 토큰을 V4 개발에 투입하는 내용으로, ACI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약 52.6%의 찬성으로 아슬아슬하게 통과됐다.
에이브 랩스는 V4가 이러한 위기를 타개할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V4는 '리퀴디티 허브'라는 공유 자본 풀을 중심으로 다양한 대출 시장이 연결되는 모듈형 구조로 설계됐다. 또한 150만달러(약 21억6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345일간의 누적 감사와 공식 검증, 보안 경연 대회 등을 거치며 보안성을 대폭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에이브의 거버넌스 토큰인 AAVE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지난 2월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약 15만5000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지표도 관측된다. 해당 제안은 현재 의견 수렴 단계에 있으며, 스냅샷 투표를 통과해야 공식적인 온체인 거버넌스 투표에 부쳐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