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발발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각국 증시가 폭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란 전쟁 10일째인 지난 월요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30% 이상 폭등했다가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는 등 사상 최대의 일중 변동성을 기록했다.

같은 날 일본 닛케이지수는 5% 급락했으며, 한국 코스피지수는 지난 3일과 4일 이틀에 걸쳐 각각 7%, 12% 폭락했다. 인도 루피화와 이집트 파운드화 가치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하루 약 800만배럴의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며 "사상 최대 규모의 공급 차질"이라고 평가했다.

BOK 파이낸셜 증권의 데니스 키슬러는 "걸프전, 이라크전, 금융위기 등 과거 어떤 오일쇼크 때보다 많은 고객 주문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리드 캐피털 파트너스의 제럴드 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포트폴리오를 보호해야 한다"는 직원들의 다급한 연락에 잠에서 깼다고 당시의 패닉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 금융시장 충격은 달러를 제외한 금, 일본 엔화, 스위스 프랑, 미국 국채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마저 동반 하락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급등한 에너지 가격이 인플레이션 공포를 자극하며 금리를 밀어 올렸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한편 전쟁의 지정학적 파장도 확산하고 있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지난 주말 성명을 통해 중립국 원칙을 이유로 이란과의 전쟁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미군 항공기의 영공 통과를 금지했다고 밝혔다.

스위스 정부는 미군 정찰기 2대의 영공 통과 요청을 거부했으며, 향후에도 전쟁과 관련 없는 명확한 목적이 없는 한 미군기의 추가 비행을 불허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무역 전쟁과 달리 실제 전쟁은 예측 불가능성이 훨씬 크다며 이번 변동성이 수 주에서 수개월간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페퍼스톤의 마이클 브라운 수석 전략가는 "상황이 완전히 뒤집히며 모든 포지션이 물에 잠기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