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 정유시설 공습으로 발생한 유독성 '검은 비'가 1000만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8일 이스라엘의 드론 공격이 테헤란 외곽의 대규모 석유 저장고와 정유시설을 타격했다. 이 공격으로 발생한 거대한 화재는 다량의 검은 연기를 내뿜었고, 이 연기가 비구름과 섞이면서 유독성 화학물질을 포함한 '검은 비'가 되어 도시를 덮쳤다.
영국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 '분쟁과 환경 관측소'(CEOBS)의 더그 위어 최고경영자(CEO)는 "분쟁 중 석유 시설이 공격받는 경우는 많지만, 테헤란과 같은 대도시 인근에서 발생하는 것은 극히 드물다"며 이번 공습이 현재까지 이번 전쟁에서 발생한 단일 사건 중 가장 큰 오염 사고라고 지적했다.
영국 브래드퍼드 대학의 네자트 라흐마니안 화학·석유공학 교수는 이번 사태가 1991년 걸프전 당시 쿠웨이트 유전 화재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당시 화재의 발원지는 1290㎞나 떨어져 있었지만, 이번에는 오염원이 대도시 바로 옆에 있다"고 설명했다.
아테네 국립천문대의 디미트리스 카스카우티스 물리학자는 "석유 화재로 인한 오염물질이 빗물에 희석되면 인체에 더 쉽게 흡수돼 독성이 강해진다"며 "신경계, 혈액계에 영향을 미치고 신장과 간 등 다른 장기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테헤란에 거주하는 한 이란인 엔지니어는 블룸버그에 자신의 친척들이 군사적 충돌보다 심각한 대기오염과 검은 비를 피해 도시를 떠나 북부 지역으로 피신했다고 전했다.
테헤란은 알보르즈 산맥 기슭에 위치해 공기 순환이 어려운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평소에는 비가 오염물질을 씻어내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유독 물질을 지상으로 쏟아내는 역효과를 낳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영향이 수십 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