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중동 지역의 전쟁 위기가 고조되면서 카타르에 발이 묶였던 최고급 경주마 147마리가 벨기에로 긴급 대피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말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승마 장애물 경기인 '론진 글로벌 챔피언스 투어' 도하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카타르에 머물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자 카타르 영공이 폐쇄됐고, 지난 2일 대회는 개막 이틀을 앞두고 전격 중단됐다. 마리당 가격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경주마들이 전쟁 지역에 고립된 것이다.

프랑스 기수 라라 트리바는 "폭격이 시작되자마자 말을 첫 비행기로 집에 보내고 싶었다"며 "그곳에 갇혀 무력감을 느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즉시 경주마 대피 작전에 돌입했다. 평시에도 복잡한 서류 작업과 검역 절차로 수주가 걸리는 말 수송을 긴급히 추진해야 했다. 모하메드 자베르 알 카야린 조직위 국장은 "이런 비상 상황에서 이 정도 규모의 작전을 조직하는 데는 엄청난 수준의 협력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예민한 동물인 말들을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였다. 관계자들은 미사일 요격 소음 등을 차단하기 위해 말들을 실내 홀로 옮기고 에어컨 소리를 이용했다. 또한 소화기 질병 등 건강 문제를 막기 위해 짧은 시간이라도 가벼운 운동을 시켰다.

한편 조직위는 제한적으로 운항이 재개된 항공편을 수소문하는 동시에, 최종 목적지인 벨기에 리에주의 말 전문 호텔 '호스 인'과 긴급히 연락을 취했다. 호스 인 측은 갑작스러운 요청에도 기존 예약을 조정하고 임시 마구간을 설치하는 등 준비에 착수했다.

벨기에 당국의 건강 증명서 승인 등 행정적 절차를 서둘러 마친 끝에, 147마리의 말들은 지난 일요일과 월요일에 걸쳐 항공편 두 대로 무사히 벨기에에 도착했다.

론진 글로벌 챔피언스 투어 측은 성명을 통해 "147마리의 모든 말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왔다"고 공식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