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취임 1년간 적극적인 동맹 외교로 국내 정치적 입지를 다졌으나, 미국의 고율 관세 장벽에 부딪혀 경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대응해 무역 동맹을 확대하고 국제 관계를 재건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해왔다. 그는 멕시코,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등을 포함해 전 세계를 순방하며 캐나다의 입지를 다지는 데 주력했다.
이러한 외교적 행보는 국내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카니 총리가 "협상 테이블에 앉지 못하면 메뉴에 오르게 된다"며 중견국들의 연대를 촉구한 연설은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냈다. 블룸버그가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캐나다인 81%가 이 연설 내용에 동의했으며, 카니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은 지지율에서 보수당을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서게 됐다.
여론조사업체 애버커스 데이터의 데이비드 콜레토는 "다보스 연설 직후 카니 총리의 지지율과 자유당 지지율이 3~4%포인트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외교적 성과와 달리 경제 지표는 악화하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철강, 목재 등에 대한 관세 장벽을 낮추기 위한 협상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캐나다 제조업 부문이 타격을 받고 있다. 이번 주 발표된 무역 통계에 따르면 캐나다의 자동차 및 부품 수출은 4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2월에는 2022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월간 일자리 감소를 기록했다. 더그 포터 몬트리올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보고서에 대해 "미사여구 없이 말해 참담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야당인 보수당의 피에르 푸알리에브르 대표는 카니 총리의 경제 다각화 전략이 실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 시장을 중국이나 다른 해외 시장으로 대체하려는 생각은 환상"이라며 "캐나다 자동차 수출의 거의 전부가 미국으로 향하며, 이 시장을 대체할 곳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카니 총리는 미국의 관세 철폐를 약속한 것이 아니라 "캐나다를 위한 최상의 거래를 약속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 덕분에 멕시코와 캐나다의 대미 수출품에 대한 실효 관세율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콜레토는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캐나다 국민들이 경제난의 책임을 카니 총리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돌리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응 적임자를 묻는 질문에서 자유당은 보수당에 40%포인트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한편 카니 총리는 최근 보수당 3명, 신민주당 1명 등 4명의 야당 의원을 자유당으로 영입하는 데 성공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했다. 다음 달 치러질 3개 연방 선거구 보궐선거에서 2석 이상 승리할 경우 자유당은 과반 의석을 확보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