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서 악화하는 정전과 식량난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져 시위대가 공산당 사무소를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쿠바 국영 매체 '인바소르'를 인용해 지난 13일 밤 북부 도시 모론에서 시작된 시위가 14일 새벽 폭력적으로 변했다고 보도했다. 모론은 수도 아바나에서 동쪽으로 약 400km 떨어진 도시다.

소셜미디어에 퍼진 영상에는 시위대가 건물 창문에 돌을 던지고 '자유'를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건물 앞에서는 큰 불길이 치솟기도 했다. 로이터는 해당 영상의 진위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위는 미국의 대쿠바 석유 봉쇄 조치로 전력난이 심화하면서 촉발됐다. 미국은 올해 쿠바의 최대 후원국인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이후 쿠바로 향하는 석유 수송을 차단하고 쿠바에 석유를 판매하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제재를 강화했다.

이로 인해 쿠바는 식량, 연료, 전기, 의약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몇 주간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가 붕괴 직전이거나 미국과 협상을 원하고 있다는 발언을 이어왔으며, 쿠바 정부는 위기 해소를 위해 미국과 대화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바소르 신문은 "평화롭게 시작된 시위가 지방 당국과 대화한 후 시 위원회 본부에 대한 기물 파손 행위로 변질됐다"며 "소규모 그룹이 건물 입구에 돌을 던지고 접수 구역의 가구를 거리로 꺼내 불을 질렀다"고 전했다.

쿠바에서 폭력적인 시위는 매우 드물다. 2019년 헌법은 집회의 권리를 보장하지만 구체적인 법안이 의회에 계류 중이어서 시위 참가자들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태다.

한편 소셜미디어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쿠바 국영 매체 '방과르디아 데 쿠바'는 엑스(X)를 통해 "유포되는 이미지는 시위 현장을 보여주지만 총상자는 없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경찰은 5명을 체포했으며, 술에 취한 참가자 1명이 넘어져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