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심 경제 자산인 하르그섬을 공습했다고 밝히며,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하지 않을 경우 추가 공격을 경고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군은 이란 전체 석유 수출의 90%를 담당하는 하르그섬의 군사시설을 폭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습에서 석유 시설은 제외했으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국제 해운에 개방하지 않으면 이 결정을 재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측은 미군의 공습이 군사 목표물에 한정됐으며 석유 시설에는 피해가 없었다고 확인했다. 이란석유가스석유화학제품수출업자조합의 하미드 호세이니 이사는 "그들은 군대를 공격했다. 부두와 저장고는 괜찮다"고 말했다.

하르그섬은 이란산 원유 대부분을 저장하고 선적하는 석유 산업의 심장부다. 페르시아만 북쪽에 위치한 이 섬은 해저 파이프라인을 통해 원유를 받아 대규모 저장 시설에 보관한 뒤 유조선에 싣는 역할을 한다.

이란은 하르그섬에 대한 공격을 '넘지 말아야 할 선'으로 규정하며, 공격 시 주변 아랍 산유국의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보복을 경고해왔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통해 "이란의 에너지 자산이 공격받으면 미국에 협력하는 국가들의 에너지 기반 시설은 즉시 파괴돼 잿더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하르그섬의 석유 인프라가 손상될 경우, 이란은 유전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어 국제 시장에서 하루 100만배럴의 공급이 추가로 중단될 수 있다. 이는 이라크, 쿠웨이트, 바레인이 시행한 감산에 더해지는 물량이다.

현재 하르그섬에는 약 1800만배럴의 원유가 저장돼 있으며, 이는 이란 수출량의 10~12일치에 해당한다. JP모건의 나타샤 카네바 애널리스트는 "하르그섬 기능이 마비되면 주요 유전들의 가동 중단이 빠르게 촉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산 원유의 주요 구매자는 미국의 제재를 대부분 무시하는 중국의 소규모 민간 정유업체들이다. 데이터 제공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에도 최소 10척의 유조선이 하르그섬에서 총 1900만배럴의 원유를 실어 나른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