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역대 최다인 16개 부문 후보에 오른 영화 '시너스'가 호러 장르에 대한 편견을 깨고 작품상 등 주요 부문을 석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는 16일 열리는 시상식을 앞두고 '시너스'의 수상 가능성을 두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아카데미 역사상 최다 후보작이 최다 수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지난 20년간 최다 부문 후보에 오른 25편의 영화 중 작품상을 받은 작품은 7편에 불과했다.
특히 '시너스'는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호러 영화라는 점에서 아카데미 회원들의 표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상식 예측 사이트 '넥스트 베스트 픽처'를 운영하는 맷 네글리아는 "호러 장르를 폄하하는 투표자들이 분명히 있다"며 "뱀파이어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관심을 끊어버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너스'가 예상을 깨고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성공을 거뒀다는 점이 변수다. 이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3억6900만달러(약 5314억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흑인 문화와 음악에 대한 깊이 있는 주제 의식을 담아 '겟 아웃'처럼 작품성을 인정받은 호러 영화의 계보를 잇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발생한 인종차별 논란은 오히려 '시너스'에 대한 동정 여론을 형성하며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에서 주연 배우 마이클 B. 조던과 델로이 린도가 시상자로 나섰을 때 객석에서 인종차별적 욕설이 터져 나왔고, 주최 측이 이를 편집 없이 방송해 큰 비판을 받았다.
이 사건 일주일 뒤 '시너스'는 배우조합상에서 앙상블상과 남우주연상을 휩쓸며 유력 주자였던 티모시 샬라메를 제치는 이변을 낳았다. 이 같은 흐름이 아카데미 표심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시너스'를 연출한 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크리드', '블랙 팬서' 등을 통해 이미 할리우드에서 입지를 다진 인물이다. '시너스'의 가장 강력한 경쟁작으로는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스릴러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가 꼽힌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 워너브러더스가 배급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네글리아는 "내가 다뤄본 레이스 중 가장 예측하기 힘든 작품상 경쟁일 수 있다"며 "두 영화 모두 훌륭하기에 누가 이기든 우리 모두가 승자"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