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법원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에 대한 형사 소환장을 기각하며, 이는 금리 인하를 압박하려는 부당한 시도라고 판결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제임스 보즈버그 판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지닌 피로 연방검사가 주도한 수사를 기각했다. 보즈버그 판사는 공개된 27쪽 분량의 판결문에서 해당 소환장이 파월 의장을 "괴롭히고 압박해" 금리를 인하하거나 사임하도록 만들려는 의도였다고 결론 내렸다.
이번 소환장은 지난해 여름 파월 의장이 의회에서 증언한 연준 건물 개조 공사에 관한 내용을 문제 삼은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임명된 보즈버그 판사는 정부가 어떠한 범죄 행위의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 행정부의 압력에 맞서 연준의 독립성이 정치적 관행이 아닌 법원의 판단에 의해 지켜지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현재 연방대법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할 수 있는지를 두고 또 다른 소송이 진행 중이다.
해당 소송 결과는 대통령이 통화정책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중앙은행 이사를 얼마나 쉽게 해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첫 번째 기준이 될 수 있다.
연준 측 변호인단은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동맹들이 2018년부터 올해까지 파월 의장을 공격한 공개 발언이 100건에 달한다며, 이번 소환장은 "연방법이 명백히 금지한 권한을 대통령 스스로 장악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로 검사는 항소할 뜻을 밝히며, 이번 판결이 파월 의장에게 부당하게 수사 '면죄부'를 줬다고 반박했다.
WSJ은 이번 판결로 연준 주변에 법적 방어선이 그어졌지만, 파월 의장의 임기가 두 달 뒤 만료되고 새 의장이 취임하면 이 방어선이 계속 유지될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