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가 최첨단 슈퍼컴퓨터보다 100만배 높은 에너지 효율로 동일한 수준의 연산을 수행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과학 전문매체 IFL사이언스에 따르면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아드바이트 마드하반 연구원은 인간의 뇌가 단 20와트(W)의 전력으로 1초에 100경번(엑사플롭)의 연산을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 중 하나인 '오크리지 프론티어'가 동일한 연산을 수행하는 데 20메가와트(MW)의 전력이 필요한 것과 대조된다.
뇌는 인체 무게의 약 2%에 불과하지만 기초 에너지 소비량의 20%를 차지한다. 그러나 절대적인 양으로 보면 이는 하루 약 340칼로리, 0.4킬로와트시(kWh)에 불과한 미미한 수준이다.
뇌의 경이로운 효율성은 '병렬 처리' 방식에 있다. 스탠퍼드대학교의 리쿤 루오 생물학 교수에 따르면 컴퓨터가 순차적으로 명령을 처리하는 반면, 뇌는 1000억개에 달하는 뉴런과 그 연결망을 활용해 여러 정보를 동시에 처리한다. 예를 들어 날아오는 공을 잡을 때 위치, 방향, 속도 등의 정보가 동시에 분석되고 신체 각 부분에 명령이 전달된다.
현재 인공지능(AI) 모델은 뇌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텍사스 A&M 대학교의 이수인 조교수는 "기존 AI 모델은 훈련 과정에서 신경망을 조정하는 '역전파' 방식에 크게 의존하는데, 이는 생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과학계는 뇌의 작동 방식을 모방한 차세대 '뇌 모방 컴퓨팅'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기술은 AI의 막대한 전력 소모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영국 서리대학교 연구팀은 뉴런을 인접한 것끼리만 연결해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지형적 희소 매핑' 기술을 연구 중이다. 텍사스 A&M 대학팀은 실제 뇌가 학습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뉴런 간의 연결을 강화하는 '헤브 학습'과 같은 메커니즘을 탐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래의 컴퓨터가 뇌 과학의 최신 연구 성과를 반영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마드하반 연구원은 "미래 컴퓨팅 하드웨어는 에너지 영향을 최소화하고 지구에 유익해야 한다"며 "뇌의 비밀을 풀어냄으로써 에너지 효율적인 컴퓨팅 하드웨어에 대한 계속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