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레이더의 사각지대를 획기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돼 상용화 여부가 주목된다.
14일(현지시간) 과학기술 전문매체 뉴 아틀라스에 따르면 미국 라이스대학교 연구팀이 도로 인프라에 부착해 자율주행차의 레이더 감지 능력을 높이는 '아이다'(EyeDAR) 시스템을 개발했다.
자율주행차는 통상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 센서를 조합해 주변 환경을 인식한다. 이 중 레이더는 악천후에도 성능 저하가 적지만, 물체에 맞고 되돌아오는 신호가 약해 정확한 정보 파악에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코너 너머의 차량이나 대형 장애물 뒤 보행자 등을 놓칠 위험이 존재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아이다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차량 외부인 도로 인프라에 설치되는 보조 센서다. 신호등, 도로 표지판, 광고판 등에 오렌지 크기의 아이다 장치를 부착해 차량 레이더가 쏜 전파 중 흩어지는 신호를 포착, 증폭한 뒤 차량으로 되돌려 보내는 원리다.
이를 통해 차량은 기존에 얻기 힘들었던 사각지대 정보를 포함해 훨씬 완전한 주변 교통 상황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연구를 이끈 조근우 수석 과학자는 "자동차 레이더 시스템에 또 다른 눈을 더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아이다의 핵심은 3D 프린터로 제작된 '루네버그 메타물질 렌즈'다. 8000개 이상의 미세 구조물로 이뤄진 이 렌즈는 별도의 복잡한 연산장치 없이 물질 자체의 물리적 형태로 신호의 방향과 강도를 분석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아날로그 처리 방식은 기존 디지털 방식보다 목표물 방향 분석 속도가 200배 이상 빠르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선 대량생산 문제가 과제로 남는다. 제조업 전문가인 에메카 모로누는 "혹서나 혹한 등 열악한 외부 환경에서도 완벽하게 작동해야 하는 수천 개의 미세 구조를 정밀하게 대량 생산하는 것은 궁극적인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아이다 기술이 도로에 널리 보급되면 차량의 감지 범위를 획기적으로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이 기술은 향후 드론, 로봇 공학, 감시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