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전 쿠바 인근 심해에서 고대 도시로 추정되는 거대 구조물이 발견됐으나, 그 정체가 인공물인지 자연물인지를 두고 논란만 남긴 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14일(현지시간) IFL사이언스 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해양 탐사 기업 어드밴스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스(ADC)는 2001년 쿠바 서쪽 끝 연안에서 음파탐지기를 이용해 해저 600m 지점을 탐사하던 중 대칭 형태의 기하학적 구조물군을 발견했다. 이듬해 수중 드론을 이용한 추가 탐사에서는 잘려나간 화강암처럼 보이는 거대하고 매끄러운 암석 블록들과 일부 원형 및 피라미드 형태의 구조물이 확인됐다.

당시 탐사팀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탐사팀의 폴 와인즈와이그는 2002년 언론 인터뷰에서 "지질학적 관점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구조"라며 "지나치게 조직적이고 대칭적이며 형태의 반복성이 뚜렷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구조물이 이집트 피라미드보다 앞선 약 6000년 전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탐사팀의 다른 일원인 폴리나 젤리츠키 역시 로이터 통신에 "거대 도시 중심부처럼 보인다"면서도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 단정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학계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마이클 포트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수중고고학 전문가는 "그들의 주장이 맞다면 매우 멋진 일이겠지만, 당시 신대륙 기술 수준을 고려하면 시기적으로나 장소적으로 맞지 않는 구조물"이라고 지적했다.

지질학적 반론도 제기됐다. 쿠바 국립자연사박물관의 마누엘 이투랄데 지질학자는 지각판의 이동 속도를 고려할 때 해당 지역이 해저 600m까지 가라앉으려면 최소 5만년이 걸린다며 6000년 전 육지였다는 주장은 성립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연 현상으로도 인간이 만든 것처럼 정돈된 형태의 구조물이 생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수중 도시' 논란은 결국 추가적인 진전을 보지 못했다. 구조물이 위치한 곳이 너무 깊어 탐사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데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결국 새로운 증거가 확보되지 않으면서, 해당 구조물은 인간이 만든 것처럼 보일 뿐인 특이한 자연 지형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 채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