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이 부유세 도입을 지지했다가 정보기술(IT) 업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경선에서 도전을 받게 됐다.
14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테크 기업가인 이선 아가왈(40)은 캘리포니아 제17선거구 현역인 로 칸나 의원의 재선 도전에 맞서 오는 6월 2일 예비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이 지역은 실리콘밸리의 상당 부분을 포함한다.
갈등의 핵심은 칸나 의원의 '부유세' 지지다. 그는 자산 10억달러 이상 개인에게 일회성 5%의 부유세를 부과하는 캘리포니아 주민 발의안을 옹호했으며, 최근에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함께 이를 연방 차원의 연례 세금으로 확대하는 법안까지 발의했다. 아가왈은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칸나 의원의 부유세 지지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아가왈의 뒤에는 칸나 의원이 지역구의 민심을 잃었다고 주장하는 테크 업계 거물들이 있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Y 컴비네이터'의 게리 탠 최고경영자(CEO), 벤처 투자자 차마스 팔리하피티야와 론 콘웨이 등이 대표적이다. 콘웨이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실리콘밸리의 놀라운 일자리 창출을 이어갈 새로운 의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칸나 의원은 인공지능(AI)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으로도 업계의 반감을 샀다. 그는 AI 기술에 대한 연방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과세 강화를 포함하는 '새로운 기술 사회 계약'을 촉구해왔다. 이에 아가왈은 "반(反)기술, 반AI는 자신의 지역구에 반대하는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5선 의원인 칸나 의원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나는 진보주의자, 기술 및 비즈니스 리더들로 구성된 매우 강력한 연합을 갖고 있다"며, 아가왈에 대한 테크 업계의 지지는 "트위터상에서 벌어지는 현상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칸나 의원은 2025년 말 기준 약 1550만달러(약 223억원)의 선거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아가왈은 칸나 의원이 2028년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지나치게 좌경화됐다고 주장한다. 그는 칸나 의원의 이란 정책과 가족의 주식 거래 문제도 쟁점화하고 있다. 다만 아가왈이 제기한 칸나 의원 가족의 주식 투자 수익률 의혹은 실제 수치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보도했다.
아가왈 후보가 일부 테크 업계 거물들의 지지를 넘어 더 넓은 유권자층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칸나 의원은 과거 구글, 애플 등 빅테크 기업 종사자들로부터도 상당한 후원금을 받아온 바 있어 경선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