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만의 마지막 남미 우방국인 파라과이를 상대로 외교 관계 전환을 압박하며 전방위적인 '매력 공세'를 펼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말부터 파라과이 야당 의원과 언론인 등을 초청해 호화 연회와 관광을 제공하며 자국의 경제 발전상을 과시하고 있다. 이 같은 행사는 상파울루 주재 중국 총영사관의 초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640만명의 내륙국 파라과이는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는 전 세계 12개국 중 하나이자 남미의 유일한 국가다. 파라과이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할 경우, 대만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중국에게는 상징적인 승리가 된다. 이는 또한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남미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공고히 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대만 지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대만을 버리고 중국의 꿈을 좇았던 모든 남미 국가들은 파라과이보다 상황이 나빠졌다"고 밝혔다. 파라과이 외무부 역시 "대만과의 관계는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치라는 가치에 기반한다"는 성명을 냈다.
중국의 공세가 거세지자 미국과 대만도 관계 수호에 나섰다. 파라과이는 지난 1월 미국과 국방 협정을 체결했으며, 미국은 부패 혐의로 제재했던 페냐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인 오라시오 카르테스 전 대통령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 대만 역시 의회 건물, 대학 캠퍼스 건설 등 자금 지원 프로젝트와 함께 맞대응 로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2023년 말 이후 최소 19명의 파라과이 국회의원과 5명의 언론인이 중국을 방문했다. 지난해부터 방문 횟수가 급격히 늘었으며 오는 3월에도 추가 방문이 계획돼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을 방문했던 야당 의원 로야 토레스는 중국 관리들이 첨단 의료 서비스와 고속철도 등을 보여주며 파라과이가 대만과의 관계를 끊으면 무역과 투자가 더 빨리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그는 "파라과이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경제적 실리도 주요 쟁점이다. 파라과이의 주요 수출품인 소고기와 콩은 대만 수교국이라는 이유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 직접 수출되지 못하고 아르헨티나, 브라질을 통해 우회 수출되고 있다. 반면 2025년 파라과이의 대중국 수입액은 60억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외교부는 로이터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대만 당국 편에 서는 것은 미래가 없다"며 "점점 더 많은 파라과이인들이 중국과의 수교가 국익에 부합한다고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만 외교부는 "중국이 우방국을 빼앗으려 시도하고 있다"며 "외교 관계 유지를 위해 적극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친중 성향으로 돌아선 일부 의원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024년 말 중국을 방문했던 빌리 배스켄 자유당 하원의원은 "우리는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며 "머지않아 대만은 홍콩처럼 중국에 합병될 것이고, 파라과이인들은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