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비상식량으로 여겨지던 정어리 통조림이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미국 젊은 층 사이에서 '힙한' 건강식품으로 떠오르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서카나를 인용해 지난 1년간 미국 내 상온 보관 해산물 시장 규모가 35억2000만달러(약 5조688억원)에 달했다. 특히 정어리는 참치에 이어 연어를 제치고 통조림 생선 판매량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러한 열풍의 중심에는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테이스트와이즈에 따르면 이들 세대를 중심으로 통조림 생선에 대한 온라인 언급량은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SNS에서는 '틴플루언서'(tinfluencer)라 불리는 이들이 정어리 샌드위치, 정어리 파스타 등 각종 조리법을 공유하며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정어리 통조림의 인기 비결은 '건강함'과 '저렴한 사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어리 통조림 한 캔(약 113g)은 200칼로리 미만에 단백질이 18~25g 함유된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이다. 가공을 최소화해 건강을 중시하는 젊은 층의 수요와 맞아떨어졌다.

이와 함께 세련된 포장과 브랜딩을 통한 고급화 전략도 주효했다. 2020년 설립된 '피시와이프'(Fishwife)는 감각적인 디자인의 정어리 통조림을 3개 묶음에 32달러(약 4만6000원)에 판매하며 '저렴한 사치품'으로 포지셔닝했다. 이 브랜드는 TV 프로그램 '샤크 탱크'에서 약 500만달러(약 72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레베카 밀스타인 피시와이프 창업자는 "소비자들이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아름다운 포장에 이끌려 제품을 구매한다"며 "이는 일종의 '허니 트랩'(미인계)과 같다"고 설명했다.

가격대는 4온스(약 113g) 한 캔에 2달러(약 2900원) 미만부터 30달러(약 4만3000원) 이상까지 다양하다. 외식보다는 저렴하지만 특별한 기분을 낼 수 있어 경제가 불안정한 시기에 더욱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

지속가능성 또한 중요한 소비 기준으로 작용한다. 정어리는 참치 같은 대형 어종보다 먹이사슬 하단에 있어 상대적으로 지속가능한 수산물로 꼽힌다. 해양관리협의회(MSC) 같은 친환경 인증은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지만, 환경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중요한 구매 기준이 된다.

업계는 정어리 통조림의 인기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식문화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한다. 밀스타인 창업자는 "아직 정어리 통조림의 인기는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우리의 목표는 더 이상 누구도 이를 '트렌드'라고 부르지 않는 시점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