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칩 시장의 절대 강자인 엔비디아의 독주에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와 유망 스타트업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AI 모델 훈련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높은 비용과 특정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경쟁 구도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특히 AI 모델을 실제 운영하는 '추론' 분야에서 비용 효율적인 대안 칩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자체 칩 개발에 나선 클라우드 거인들이다. 구글은 약 10년간 자체 개발한 텐서처리장치(TPU)를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에 활용해왔으며 최근 메타에 TPU를 임대하는 계약을 맺는 등 외부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 역시 훈련용 칩 '트레이니움'과 추론용 칩 '인퍼런시아'를 엔비디아의 저비용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도 각각 자체 AI 칩 '마이아'와 차세대 실리콘 개발 계획을 발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추론용 칩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수십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들의 공세도 거세다. 엔비디아는 유력한 추론 칩 경쟁자로 꼽히는 '그록'의 기술 라이선스 확보와 인재 영입을 위해 200억달러(약 28조8000억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칩 스타트업 '세레브라스'는 기업가치 230억달러(약 33조1200억원)를 인정받았으며 지난 1월 오픈AI와 100억달러(약 14조4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외에도 '삼바노바', '텐스토렌트' 등이 GPU 대안을 제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는 중국 내 자체 AI 칩 개발을 가속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는 칩 설계부터 서버,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중국판 엔비디아로 평가받는다.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 중국의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도 자체 칩을 설계하며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으로의 판매를 막는 것은 현지 기술 발전을 가속할 뿐"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AMD, 인텔, 브로드컴 등 기존 반도체 강자들도 AI 칩 시장 주도권을 놓고 경쟁 중이다. AMD는 엔비디아의 GPU와 경쟁하는 제품으로 메타 등 주요 고객사를 확보했다. 인텔은 기업 고객 시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으며, 브로드컴은 맞춤형 칩과 네트워킹 기술에 특화돼 있어 엔비디아의 독주가 이어지더라도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여전히 시장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클라우드 기업들의 자체 칩 개발, 스타트업의 부상, 지정학적 변수 등이 맞물리면서 AI 반도체 시장의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하고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