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 급등세 속에 콜롬비아 범죄조직의 주 수입원이 코카인에서 불법 채굴한 금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온스당 5000달러를 돌파한 기록적인 금값 랠리가 콜롬비아의 범죄 경제 지형을 바꾸고 있다. 불법 채굴한 금이 코카인보다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조직범죄의 핵심 자금원으로 부상한 것이다.

미국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FACT 연합의 줄리아 얀수라 국장은 "연간 수십억 달러의 검은돈이 불법 금 채굴을 통해 오가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 무역 자료에 따르면 콜롬비아는 2024년 41억달러(약 5조9040억원) 상당의 금을 수출했으며, 이 중 약 15억달러(약 2조1600억원)어치를 수입한 미국이 최대 단일 목적지였다.

얀수라 국장은 "코카인 가격은 과잉 생산으로 정체된 반면 금 가치는 급등했다"며 "범죄조직들은 돈을 벌기 쉬운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콜롬비아의 범죄 경제는 수십 년간 코카인 밀매가 지배해왔다.

다만 전문가들은 범죄조직이 코카인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초국가적 조직범죄 글로벌 이니셔티브의 펠리페 보테로 에스코바르 안데스 지역사무소장은 "오늘날 범죄 네트워크는 단일 상품에 집중하지 않는다"며 "특정 시장이 아닌 '범죄 생태계'를 통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코카인 판매 수익으로 불법 채굴 사업에 투자하고, 여기서 생산된 금을 팔아 합법적인 수입을 올리며 기존 마약 자금을 세탁하는 방식이다. 보테로 소장은 "코카인으로 이익을 얻고, 금에 재투자한 뒤, 그 금에서 나오는 합법적인 돈을 얻는 구조"라고 말했다.

금은 코카인과 달리 본질적으로 불법이 아니라는 점도 범죄조직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불법적으로 채굴됐더라도 공식적인 수출 서류에 오르면 합법적인 금과 구별하기 어렵다. 얀수라 국장은 "불법 금이 밀수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당수는 완전히 합법적인 제품처럼 수출된다"고 지적했다.

기존의 자금세탁 방지 시스템이 마약 거래 추적에 맞춰져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보테로 소장은 "은행 시스템 전체가 마약 사업을 위해 설계됐다"며 금을 통한 자금세탁에는 속수무책이라고 비판했다. 세계자연기금(WWF) 영국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금융기관의 90% 이상이 불법 채굴 관련 거래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절반 가까이는 관련 내부 정책조차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범죄조직이 막대한 이익을 거두는 동안 채굴 현장의 노동자들은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안데스산맥의 한 광산에서 일하는 제임스 로타비스타는 "갱도가 무너져 깔릴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고 말했다. 광산 구조대원으로 일하는 호세 가예고는 "이곳에서는 매일 사고가 일어난다"며 "생명을 구하지 못할 때 영혼이 부서지는 고통을 느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