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인 과반이 미국의 대만 방어 약속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미국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

14일 중국 중화망 군사채널에 따르면 대만 중앙연구원 유럽·미국 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대만인 약 34%만이 미국을 '신용 있는 국가'로 본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 조사 때보다 현저히 하락한 수치다. 특히 국민당 지지자 중에서는 10% 미만만이 미국을 신뢰한다고 답해 정당별 시각차도 뚜렷했다.

미국의 '대만 방어' 안보 공약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4.5%가 믿지 않는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별로 믿지 않는다'가 32.3%, '전혀 믿지 않는다'가 22.2%를 차지했다. 다수의 대만 매체들은 이 소식을 '미국 회의론 확산'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대만 중앙연구원의 한 정치학 연구원은 이번 조사 결과가 '미국 회의론'의 실증적 근거라며, 이는 대만인 60% 이상이 미국을 반드시 신뢰할 수 있는 국가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최근 대만 여론에서는 중동 문제에 발이 묶인 미국이 대만을 보호할 여력이 없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또한 미국이 대만인의 생명과 안전보다는 대만의 경제적 이익에 더 관심이 많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대만 풍미디어는 논평을 통해 "미군이 중동에서 곤경에 처하며 '제1도련'의 일부 군사력을 빼내 대만 해협은 더 이상 미국의 우선순위가 아니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이어 민진당 당국이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화를 자초하고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격이 될 것이라며 이는 대만의 주류 민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경솔하게 전쟁의 불씨를 지펴 스스로를 궁지에 빠뜨렸고, 이는 강력한 군사력으로도 군수품의 빠른 소모라는 현실을 가릴 수 없다는 약점을 드러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