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남성보다 부상 후 통증을 더 오래 느끼는 이유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 차이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이뮤놀로지'에 실린 연구는 남성이 여성보다 통증에서 더 빨리 회복하고 만성 통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낮은 이유를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부상 시 면역체계는 통증 감지 뉴런과 염증을 진정시키기 위해 특정 백혈구를 보내는데, 남성의 경우 이 백혈구가 통증 완화 분자인 '인터루킨-10'(IL-10)을 더 많이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테스토스테론이 바로 이 인터루킨-10의 생성을 촉진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밝혔다. 연구 공동 저자인 제프리 로메 미시간주립대 신경면역학자는 "여성이 감정적이거나 연약해서, 혹은 통증이 머릿속에만 있어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주로 교통사고로 인한 외상성 손상으로 미국 전역의 응급실을 찾은 여성 172명과 남성 73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환자들은 부상 직후와 8주, 12주 후 통증 정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 남성들은 여성보다 통증이 더 빨리 사라졌다고 보고했으며, 혈액 검사에서도 남성이 여성보다 인터루킨-10 수치가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서도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수컷 쥐는 암컷 쥐보다 부상 후 통증에서 더 빨리 회복했고 혈중 인터루킨-10 수치도 더 높았다. 특히 난소를 제거하고 테스토스테론 유래 호르몬을 투여한 암컷 쥐는 다른 암컷 쥐보다 인터루킨-10 수치가 높아지며 통증에서 더 빨리 회복해 테스토스테론의 역할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앤 그레거스 버지니아 공대 신경과학자는 "인터루킨-10 분자와 같이 통증 신호를 차단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잠재적인 치료 경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로메 연구원은 적정량의 테스토스테론 패치를 피부에 부착하는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4분의 1이 만성 통증을 겪고 있으며, 이 중 8.5%는 업무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의 심각한 통증을 경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