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금융시장이 닫힌 주말에도 유가 향방에 베팅하는 24시간 원자재 선물 거래가 암호화폐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는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등 원자재를 추종하는 무기한 선물을 24시간 연중무휴로 제공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실제로 지난 주말, 주류 파생상품 시장이 열리기 약 20시간 전인 토요일 저녁 하이퍼리퀴드의 WTI 무기한 선물 가격은 배럴당 약 96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금요일 오후 정규 석유 선물 종가인 90.90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무기한 선물은 만기일이나 행사가격이 없는 초고위험 파생상품으로, 투자자에게 막대한 수익이나 투자금 전액 손실을 안겨줄 수 있는 높은 레버리지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현상은 주식 등 전통 자산을 비트코인 기반의 디지털 원장 기술을 사용해 토큰으로 전환하려는 월가의 움직임과 궤를 같이한다. 소위 '토큰화된 주식'은 지정학적 사건이나 기업 뉴스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며 24시간 거래를 원하는 젊은 투자자 세대를 사로잡고 있다.
현수 정 하이페리온 디파이 최고경영자(CEO)는 "주말에 사건이 발생했을 때 시장이 열리는 월요일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게 됐다"며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이후 많은 트레이더들이 유가 무기한 선물을 거래하기 위해 하이퍼리퀴드로 몰렸다. 암호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카이코에 따르면 이 거래소의 석유 선물 누적 거래량은 지난 2월 28일 3억3900만달러에서 이달 12일 약 73억달러로 급증했다.
물론 높은 변동성은 큰 위험을 동반한다. 로렌스 프라우센 카이코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지속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고 하이퍼리퀴드에서 유가 하락에 베팅했다. 그의 예측대로 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이 거의 끝났다고 발언한 후 100달러 아래로 하락했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수익과 변동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짙다. 프라우센 애널리스트는 "암호화폐 트레이더들은 주의 집중 시간이 짧아 빠른 수익과 변동성을 원한다"고 말했다.
높은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자는 단 몇 초 만에 투자금 전액을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10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관세를 발표하는 예기치 않은 소셜미디어 게시물 하나로 수십억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거래가 청산된 바 있다.
핸슨 비링거 플로우데스크 상무이사는 "레버리지를 사용해 24시간 자산을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은 많은 트레이더에게 매우 매력적"이라면서도 "변동성이 큰 자산을 레버리지로 거래하는 것은 실제 시장 위험을 수반하며, 급격한 가격 변동 시 대규모 청산이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