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암호화폐 은행 커스터디아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결제 시스템 접근을 놓고 벌인 소송에서 또다시 고배를 마신 반면, 경쟁사인 크라켄은 연준 계좌를 확보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14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매체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미국 제10순회항소법원은 연준의 마스터계좌 발급 거부에 불복한 커스터디아 은행의 재심 신청을 7대 3으로 기각했다. 이번 기각은 연준의 지급결제망에 직접 접속하려는 커스터디아의 오랜 노력에 또 다른 좌절을 안겼다.

앞서 항소법원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연준 산하 준비은행이 마스터계좌 발급을 거부할 법적 재량권을 갖는다고 판결한 바 있다. 커스터디아는 지난 2025년 12월 15일 재심을 신청하며, 재판부가 1980년 제정된 '금융규제완화 및 통화관리법'을 오해석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법이 적격 기관에 마스터계좌에 대한 권리를 부여한다는 것이 커스터디아 측의 논리다.

반대 의견을 낸 티모시 팀코비치 판사는 "이번 사건은 금융 규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준비은행에 마스터계좌 승인에 대한 재검토 불가능한 재량권을 부여하는 것은 연방법 및 헌법과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커스터디아의 법적 실패와 대조적으로,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은 최근 와이오밍주에 설립한 은행 법인을 통해 연준 마스터계좌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크라켄은 연준의 지급결제망인 '페드와이어'(Fedwire)에 직접 연결할 수 있게 됐다.

크라켄은 이 계좌를 통해 기관 고객에게 미국 달러를 직접 이체하고 거래를 실시간으로 정산할 수 있게 된다. 중개 은행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고 거래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해당 서비스는 1년 승인 조건으로 기관 고객 활동을 지원하는 것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암호화폐 기업들은 중개 은행 없이 결제를 처리해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자 연준 계좌에 직접 접근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반면 기존 은행권은 암호화폐 관련 기업에 결제 시스템 접근을 허용하면 새로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커스터디아 측은 성명을 통해 크라켄의 계좌 승인 사실을 언급하며 "두 회사 모두 2020년 말 연준 마스터계좌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커스터디아는 연준 마스터계좌 확보를 계속 추진하는 동시에, 토큰화된 예금 및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전통 은행과의 협력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준은 암호화폐 기업 등 비전통적 금융기관이 제한된 기능의 '스키니'(skinny) 마스터계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광범위한 정책 프레임워크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제안은 아직 초기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