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취소됐던 보훈부(VA) 소속 노동자 32만명의 단체협약을 복원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드아일랜드 연방지방법원의 멜리사 듀보스 판사는 13일(현지시간) 미국공무원연맹(AFGE)이 제기한 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앞서 보훈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5년 행정명령을 근거로 지난해 8월 노조와의 단체협약을 파기한 바 있다.

듀보스 판사는 보훈부의 협약 파기 결정이 트럼프 행정부의 노동 정책에 반대한 노조에 대한 '보복성 조치'였다는 AFGE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판결문에서 "보복적 동기가 없었다면 해지 결정이 내려졌을 것이라는 피고 측의 어떠한 암시도 없다"고 지적했다.

보훈부 측은 소송 과정에서 전시나 국가 비상사태 시 군에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는 '주요 백업' 역할을 하므로 국가안보 유지를 위해 단체교섭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듀보스 판사는 국가안보가 협약 취소 결정의 동기였다는 증거를 보훈부가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연방정부 인력 대부분의 단체교섭권을 박탈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5년 행정명령과 관련해 제기된 일련의 소송 중 가장 중요한 판결 중 하나로 평가된다.

80만명 이상의 연방 공무원을 대표하는 AFGE의 에버렛 켈리 회장은 성명을 통해 "오늘의 판결은 현 행정부에 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자신의 권리를 위해 일어서는 노동자에게 누구도 보복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환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정보, 방첩, 수사 또는 국가안보 업무를 주요 기능으로 하는 기관을 단체교섭 의무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보훈부를 비롯해 법무부, 국무부, 국방부, 재무부, 보건복지부 등 10여개 연방 기관이 영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