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중동 분쟁 장기화 우려와 국제유가 급등의 여파로 3주 연속 하락 마감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3%(119포인트)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각각 0.6%, 0.9% 하락했다. 이로써 3대 지수는 모두 한 주간 1.2% 넘게 떨어지며 3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습이 2주 가까이 이어지면서 신속한 해결을 기대했던 초기와 달리 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시장을 짓눌렀다. 특히 이란이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면서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커졌다.
이 여파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이번 주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11% 급등한 103.14달러에,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6% 오른 98.71달러에 마감했다. 유가 급등은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라이언 웰던 IFM 인베스터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동 분쟁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2026년 상반기 유가가 배럴당 70~80달러로 내려가더라도 그 충격은 경제에 계속 파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성장 둔화 조짐을 보인 경제 지표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를 연율 0.7%로 수정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발표된 잠정치 1.4%의 절반 수준이다. 이 지표들은 이란과의 분쟁 격화 이전에 집계된 것으로, 유가 급등 부담이 더해지기 전부터 이미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도 후퇴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26년 내에 금리를 전혀 인하하지 않을 가능성을 38%로 보고 있다. 연준은 다음 주 열리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284%로 상승했으며 단기 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3.732%로 마감했다.
일부 사모 신용 펀드들이 환매를 중단하고 대출 자산 가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신용 경색 우려도 제기된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신용 시장 불안과 유가 급등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상황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신중한 낙관론도 나온다. 조시 채스턴트 가이드스톤 펀드 매니저는 "주식이나 신용 시장에 패닉은 없다"며 "이는 완만한 가격 재조정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분쟁이 단기간에 해결된다는 전제하에 남은 한 해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