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급등한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해 지역은행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신규 주택 건설을 촉진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택 구입 비용 문제 해결을 위한 행정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조치는 모기지 대출 규제 완화와 신규 주택 건설 관련 행정 절차 간소화를 골자로 한다.
첫 번째 행정명령은 은행 규제 당국에 지역은행의 모기지 관련 규정 완화를 지시하는 내용이다. 이는 "모기지 비용을 상승시키고 신용도 높은 대출자의 접근을 제한하며 지역은행의 대출 참여를 위축시킨" 규제를 완화하기 위함이라고 명시했다.
구체적으로는 감독 지침을 '지나치게 기술적인 절차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도록 하고, 자본 및 유동성 규칙을 개혁하며, 주택 감정평가 규정을 현대화할 것을 요구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권의 모기지 시장 참여는 급격히 줄어든 상태다. 2023년 기준 은행의 모기지 발행 비중은 약 3분의 1에 불과했다.
두 번째 행정명령은 신규 주택 건설을 가로막는 행정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건설 경기가 둔화하면서 수백만 채에 달하는 심각한 주택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 행정명령은 연방 기관들이 주 정부와 지방 정부에 비용이 많이 드는 의무 조항을 줄이고 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하며 혁신적인 주택 건설 방식을 도입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몇 년간 급등한 주택 소유 비용에 불만을 품은 유권자들을 달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높은 모기지 금리와 주택 가격, 보험료 급등으로 인해 잠재적 주택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시장에서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주택금융청(FHFA) 산하의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20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 채권을 매입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이 조치로 지난달 모기지 금리가 3년여 만에 처음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6% 아래로 떨어지는 등 일시적인 효과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이란과의 분쟁이 에너지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고, 이는 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져 모기지 금리는 다시 6%를 넘어섰다. 이는 몇 년 전 수준의 약 두 배에 달한다.
한편 의회에서도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한 법안이 각각 논의되고 있다. 상원과 하원은 최근 저렴한 주택 생산을 간소화하고 모기지 접근성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자체 법안을 통과시켰다. 특히 상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행정명령으로 내린 '월스트리트 투자자의 단독주택 매입 금지'를 법제화하는 조항을 추가했다.
그러나 두 법안이 최종 통과될지는 불투명하다. 하원은 상원 법안의 일부 조항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양측이 협상에 나설 경우 이견을 좁히는 데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WSJ는 전망했다.
